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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추억 돌아보기 [2016 신춘백일장] 내가 너덜너덜해질때까지.. 함께해요 우리! / 이영화 님
작성자
듀랑고 지킴이
작성일자
2020-10-05 14:57:33
조회수
102
'띵동~'
 
"택배입니다"
"드디어 왔다!!"
"아빠~ 이제 우리도 텐트 생긴거야?"
 
갑자기 주변이 시끌시끌해졌다.
 
'팟!'
'아~ 눈부셔.. 여기가 어디지?'
 
밝은 형광등 불빛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리고 엄마 뱃속에 태아처럼 둘둘 말려 고이 접혀있던 내 몸이 확~ 펴졌다. 아이고 시원하다~
 
그리고 왠 꼬마아이 하나가 내 위에서 방방 뛰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우리 텐트다 텐트!! 빨리 쳐봐요!"
"집에서는 텐트를 칠 수가 없어~ 다음에 캠핑장 가서 쳐보자~"
 
그렇게 잠깐의 빛을 본 후 나는 다시 둘둘 말려 방 한구석에 놓여졌다...

그제서야 나는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나의 첫 주인 된 이 가족이 어떤 가족일지 상상해보았다.
나를 예뻐해줄까? 깨끗이 잘 써줄까? 나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줄까?
행복하고 좋은 가족이길 기대하며 나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 후 나는 차에 실렸다.
드디어 나를 펼쳐보려고 나가는가보다.
덩치 좋은 아빠가 나를 들고 내렸고 나는 드디어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나의 위용을 드러낼 수 있었다.
 
"우와~ 넓다~~~~~~ 엄마~ 우리 축구해요!"
 
이 아이는 축구를 무척 좋아하나보다. 작은 탱탱볼을 가지고 들어와 연신 뻥뻥 차댄다.
 
'아이고 간지러워~ ㅋㅋㅋㅋ'
 
공이 천정에 부딪히고 벽에 부딪혀도 전혀 아프지 않고 오히려 간지러웠다.
축구가 시들해지자 이내 배구로 종목을 바꿨다. 이제 발이 아닌 손으로 공을 연신 뻥뻥 쳐댄다. 에너지가 대단한 아이다. ㅎㅎ
 
밖에서는 아빠와 동생과는 나이차가 꽤 나보이는 형이 연신 분무기로 나에게 물을 뿌려대고 있다.
아빠가 형에게 말한다.
 
"우리집 가보로 물려줄꺼니까 열심히 뿌려~"
 
그렇다.
나는 기본적으로 방수가 되긴 하지만 인위적으로 시즈닝을 해줘야한다.
면 사이로 물을 머금었다가 마르면서 면조직이 더 짱짱해지기 때문이다.
형이 팔이 아프다며 징징거린다. 왠지 미안해졌다. ㅎㅎ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캠핑때마다 첫 날은 늘 비가 왔고 철수하는 날에는 햇볕이 쨍쨍 좋아서 나는 아주 기분좋게 마를수 있었다.
이게 바로 자연시즈닝.. 그나마 형아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
 
내 바닥은 가로 420cm, 세로 300cn로 텐트 중에 넓은 편에 속한다.
내 주인가족은 내 바닥을 반으로 나눠 한쪽은 잠을 잘 수 있는 에어매트를 깔고, 한쪽은 밥을 먹는 등 리빙생활을 한다.
겨울에는 팬히터가 내 안을 데워주는데 공간이 넓어 온도조절하기도 좋고 4개의 환기창이 있어 각종 사고의 위험성도 적다.
엄마는 바닥이 타포린 일체형이라서 핸디청소기로 쓱쓱 문지르면 바닥 청소도 끝이라고 너무 좋아하신다.
각 모서리에 걸이가 달려있어 통기망이 있는 세로면에는 스트레치코드로 길이를 조절하여 스크린을 걸고 영화를 본다. 스크린 100인치짜리도 거뜬하다.
스크린을 안 가져 온 날엔 그냥 내 몸에다 빔을 쏘고 보기도 한다. 굴곡이 심하지 않아서 우리 주인가족들은 스크린 없이도 잘 본다.
몽산포 고아웃에서 방울전구를 득템한 이후 아빠는 늘 나를 방울전구로 둘러싼다. 
방울전구는 밤에 텐트위치도 잘 알려주고 야광스트링 역할도 하는데 무엇보다 인테리어 효과가 탁월하다.
캠핑장에서 당당한 나의 모습을 누구나 나를 쳐다봐줘서 어깨가 으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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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잠이 많은 엄마는 햇살을 가려주지 않는 나의 하얀 지붕을 어떻게든 가리고 싶어하지만 그것보다 하얀 지붕위에 떨어져 생기는
낙엽의 그림자가 좋다며 아직까지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 덕분에 집에서보다 캠핑때 더 일찍일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ㅎㅎ
 
지붕바를 연결하러 내 위로 올라갈땐 하얀 지붕에 뭐라도 묻을까 꼭 양말을 신고 올라가실 정도로 나를 무척이나 애지중지하는 아빠는
내 짝꿍인 프론트월을 날씨에 맞춰 앞에도 쳐보고 어닝과 연결하여 미니 타프로도 쳐보신다.
올 가을들어서는 또 다른 친구인 사이드월까지 영입, 삼총사가 완성되어 동계에도 내 주인가족을 따뜻하고 아늑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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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이면 나와 주인가족이 만난지 꼭 1년이 된다.
주인가족은 모두 나를 '우리 듀랑이'라고 부르며 어디가도 텐트만큼은 다른 캠퍼들 장비에 밀리지 않는다며 늘 자랑스러워하며 예뻐한다.
맞벌이하는 엄마아빠인 관계로 올해 출정을 많이 하진 못했지만 평균 한달의 한번정도 꼭 10번의 캠핑을 했다.
가평/포천/제천/옥천/안양/춘천/몽산포/천안 등 다양한 지역의 캠핑장에서 계곡 다이빙, 운동회, 듀랑고 마을만들기, 마당캠, 숭어잡이, 승마, 크리스마스 파티 등
여러가지 테마를 가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6년이 밝았고, 극동계는 쉬었던 우리 가족은 이제 슬슬 날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얼른 따사한 햇살을 받으며 기지개를 켜고 싶다. 그리고 올해는 주인 가족이 작년과 또 다른 느낌과 경험의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늘 언제나 든든히 지켜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속삭여본다.
 
"사랑합니다.. 우리 가족..  이렇게 아껴주고 잘 사용해줘서 고맙습니다..
 10년, 20년이 지나 내가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늘 행복하게 저와 함께 해주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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